본문 바로가기
Hobby/Arts

에드워드 2세: 동성애가 14세기 왕실 위기의 원인이었을까?

by lovemoney3 2025. 3. 1.
반응형

크리스토퍼 말로우의 연극 <에드워드 2세>가 현대적 해석으로 다시 무대에 오르다

 

영국의 세계적인 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크리스토퍼 말로우(Christopher Marlowe)의 연극 **<에드워드 2세>**를 새롭게 선보인다. 430년이 넘은 이 작품은 14세기 영국 왕 에드워드 2세와 그의 ‘총애받는 자’ 피어스 가베스톤(Piers Gaveston)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갈등을 다룬다.

 

에드워드 2세와 피어스 가베스톤의 관계

 

실제 역사 속에서 에드워드 2세(Edward II, 1284~1327)는 1307년 즉위한 후 프랑스 왕의 딸 이사벨라(Isabella)와 결혼했다. 하지만 그의 가장 논란이 된 관계는 바로 피어스 가베스톤과의 친밀한 유대였다. 말로우의 작품에서는 에드워드가 가베스톤에게 “내 손이 아니라 나를 껴안아 달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그의 아내 이사벨라조차 “왕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가베스톤만을 사랑한다”라고 탄식한다.

 

이러한 묘사는 당시 사회에서 용인되지 않는 관계였으며, 왕의 권위를 심각하게 흔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가베스톤은 귀족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1312년 강제로 제거당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2세는 또 다른 총애받는 자 휴 디스펜서(Hugh Despenser)를 앞세우며 비슷한 실수를 반복했고, 이는 결국 왕위에서 쫓겨나는 결과를 낳았다.

 

동성애적 서사와 연극의 부활

 

에드워드 2세가 실제로 동성애자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역사학자들은 그의 관계가 감정적으로 동성애적이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는 적어도 한 명의 사생아를 두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개념으로는 양성애자로 볼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말로우의 작품이 에드워드 2세를 “게이 왕”으로 묘사한 것은 이후 그의 역사적 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이후 LGBTQ+ 권리 운동과 맞물려 **<에드워드 2세>**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1969년 이안 맥켈런(Ian McKellen)이 주연한 무대에서 동성 키스 장면이 연출되었으며, 이는 영국 TV 역사상 최초의 동성 키스로 기록되었다. 1991년에는 영화감독 데릭 저먼(Derek Jarman)이 동성애적 서사를 더욱 강조한 영화 Edward II를 발표하며, 작품을 퀴어 운동과 연결지었다.

 

현대 사회에서의 의미

 

이번 RSC의 새로운 연출은 **“만약 오늘날 영국 국왕이 동성 연인을 선언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작품의 현대적 의미를 강조한다. 연출진은 여전히 보수적인 영국 왕실의 구조 속에서 동성애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탐구하고, **“사랑을 억압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가”**라는 주제를 부각한다.

 

14세기 왕의 비극적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권력, 편견, 사랑의 문제가 담겨 있다.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금기시되다가 되살아난 이 연극은 여전히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