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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Arts

마야가 발명한 희귀한 블루

by lovemoney3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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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유럽에서 울트라마린 블루는 아프가니스탄산 라피스 라줄리로 만들어졌으며, 금보다 비싼 값에 거래되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멕시코(당시 뉴 스페인)의 화가들은 이 색을 풍부하게 사용했는데, 이는 마야 문명이 오래전에 개발한 특별한 ‘마야 블루’ 덕분이었습니다.

 

마야 블루는 añil이라는 인디고 계열 식물에서 추출한 염료와 희귀한 점토 attapulgite를 혼합해 만든 색소로, 일반적인 인디고 염료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색이 유지되었습니다. 마야인들은 이 색을 벽화뿐만 아니라 제례 의식에서도 사용했으며, 치첸이트사(450년경 건설) 등의 유적에서도 선명한 푸른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7세기 멕시코의 화가들은 이 마야 블루를 이용해 유럽의 울트라마린보다 더 밝고 강렬한 푸른색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성모 마리아와 같은 신성한 인물에게만 블루를 사용했지만, 뉴 스페인의 화가들은 일상적인 장면에도 이 색을 자유롭게 활용했습니다.

 

대표적인 화가인 발타사르 데 에차베 이비아는 푸른색을 탁월하게 사용해 “엘 에차베 데 로스 아술레스”(푸른색의 에차베)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크리올로(스페인 정착민 후손) 출신 화가들은 유럽 바로크를 모방하면서도 지역의 색채를 결합해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었으며, 이러한 회화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유럽 바로크와 마야 문명의 영향을 융합한 초기 세계화의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마야 블루는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내구성을 갖고 있어, 1,600년 전 치첸이트사의 벽화뿐만 아니라 멕시코부터 페루까지 아메리카 대륙 곳곳의 바로크 회화에서도 여전히 그 선명한 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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